드럼세탁기 통세척 중 갑자기 거품이 넘쳐 당황한 적이 있다. 세탁조 클리너를 처음 사서 통세척 코스를 돌려본 날이었다. 시작 버튼을 누르고 다른 일을 하다가 30분쯤 지나 세탁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세탁기 문틈과 아래쪽으로 하얀 거품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간 뭘 잘못 만졌나 싶어 급하게 전원부터 껐다.
바닥에 흥건한 거품을 닦아내면서 도대체 뭐가 문제였는지 검색해봤는데,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었다. 내가 선택한 통세척 코스와 넣은 세제 종류가 맞지 않았던 것도 있었고, 평소 세탁 습관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통세척 코스마다 사용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드럼세탁기의 통세척은 제조사와 모델마다 방식이 다르다. 어떤 코스는 세제 없이 고온의 물로만 세탁조를 세척하도록 설계되어 있고, 어떤 코스는 전용 세탁조 클리너를 넣고 사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둘을 헷갈리는 경우다. 세제가 필요 없는 코스에 세탁조 클리너를 넣으면 정해진 헹굼 횟수만으로는 거품이 모두 제거되지 않아 세탁기 밖으로 거품이 넘칠 수 있다. 반대로 전용 클리너 사용 코스인데 아무것도 넣지 않으면 세척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통세척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사용하는 세탁기 모델의 설명서를 확인해 해당 코스에 세제가 필요한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제와 섬유유연제 잔여물도 원인입니다
코스를 제대로 선택했는데도 거품이 많이 생긴다면 세탁조 안쪽에 오래 쌓인 세제와 섬유유연제 잔여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평소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권장량보다 조금씩 많이 사용하거나 헹굼이 충분하지 않으면 찌꺼기가 세탁조 안쪽과 배수라인에 쌓이게 된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통세척을 시작하면서 뜨거운 물에 녹아 거품으로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나 역시 세제를 눈대중으로 넉넉하게 넣는 편이었다. 요즘 판매되는 고농축 세제는 생각보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세탁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계속 많이 사용했던 것이 원인 중 하나였던 셈이다.
통세척 전에 손으로 먼저 청소해야 하는 3곳
통세척 코스만 돌린다고 세탁기 전체가 깨끗해지는 것은 아니다. 물이 잘 닿지 않는 부분은 직접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도어 고무 패킹
문 안쪽 고무 테두리를 살짝 젖혀보면 물때나 검은 곰팡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세탁기에서 냄새가 난다면 이 부분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다.
세제 투입구
세제함은 통째로 분리해 흐르는 물에 씻고 안쪽 홈은 칫솔 등으로 꼼꼼하게 닦아주는 것이 좋다.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부분이다.
배수 필터
세탁기 전면 하단 커버를 열면 배수 필터가 있다. 필터를 열기 전에 반드시 수건이나 대야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안에 고여 있던 물이 한꺼번에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거품이 이미 넘쳤다면 이렇게 해결하세요
만약 저처럼 거품이 이미 많이 올라온 상태라면 세제를 넣지 말고 헹굼 코스를 한두 번 먼저 돌리는 것이 좋다.
남아 있던 세제와 섬유유연제가 씻겨 내려가면서 거품도 함께 줄어든다. 거품이 거의 사라졌다면 세제 없이 통세척 코스를 한 번 더 진행하면 세탁조 안쪽에 남아 있던 찌꺼기까지 함께 제거할 수 있다.
내가 다시 정리한 순서
- 도어 고무 패킹, 세제함, 배수 필터를 먼저 청소한다.
- 설명서를 확인해 통세척 코스에 세제가 필요한지 확인한다.
- 세제가 필요 없다면 빈 통으로, 필요하다면 권장 용량만 넣고 시작한다.
- 거품이 이미 넘쳤다면 헹굼 코스를 먼저 실행한 뒤 다시 통세척을 진행한다.
통세척을 했는데도 냄새가 남는다면
순서대로 모두 진행했는데도 냄새가 남아 있다면 도어 고무 패킹 안쪽이나 배수 필터에 오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통세척은 세탁조 내부를 세척하는 기능이지 모든 부위를 완벽하게 청소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세탁기 내부 깊숙한 곳에 오염이 오래 쌓였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전문 업체의 분해 세척을 고려해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 하나 확인해볼 습관이 있다. 세탁이 끝난 뒤 문을 바로 닫아버리면 내부에 습기가 갇혀 고무 패킹에 곰팡이가 다시 생길 수 있다. 세탁이 끝난 후에는 문을 살짝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냄새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일을 겪은 뒤부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세척을 하고, 수건이나 운동복처럼 땀이 많이 밴 빨래를 자주 한 주에는 2~3주 간격으로 한 번 더 관리하고 있다. 미리 관리하는 것이 나중에 거품이 넘친 세탁실을 치우는 것보다 훨씬 편했다.
통세척을 했는데도 거품이 계속 넘친다면 사용 중인 세탁기 설명서의 통세척 방법을 다시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핵심 정리
- 통세척 코스마다 세제 사용 방법이 다를 수 있다.
- 세제와 섬유유연제 잔여물도 거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 도어 고무 패킹, 세제함, 배수 필터는 직접 손으로 청소하는 것이 좋다.
- 세제 사용량을 줄이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통세척하면 거품 넘침과 냄새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